아이의 잠버릇은 하루하루 성장하는 과정에서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아이가 밤에 자주 깨고 자는 동안 뒤척임이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배가 아픈 것도 아니고 감기에 걸린 것도 아닌데 왜 자꾸 자다 깨는 걸까 고민했죠. 원인을 찾아보던 중 전혀 예상치 못했던 베개 높이가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의 수면 환경을 어떻게 점검했고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자세히 공유해보려 합니다.
1. 아이가 밤마다 깨는 이유를 찾기까지
아이는 5살 무렵부터 밤에 자주 깼습니다. 깊이 잠들지 못하고 2~3시간마다 뒤척이며 깨거나 코를 훌쩍이며 잠결에 울기도 했습니다. 낮에는 밝고 활기차게 잘 지내는데 밤만 되면 힘들어 보이는 아이를 보며 참 속상했습니다. 처음에는 성장통이나 악몽 야간 기저귀 때문일까 싶어 하나씩 체크해봤습니다. 그런데 큰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시간만 흘렀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아이의 잠든 모습을 자세히 본 어느 날 아이의 목이 베개에 살짝 꺾인 듯한 자세로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어른인 저도 높은 베개를 쓰면 어깨가 결리고 목이 뻐근해지는 걸 떠올렸습니다. 혹시 이게 문제일까하는 생각에 아이의 베개를 다시 살펴보았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베개는 솜이 가득 찬 폭신한 형태였지만 실제로는 아이의 몸에 비해 지나치게 높았습니다. 아이가 잠든 후 목과 어깨 사이가 부자연스럽게 꺾여 있었고 얼굴이 약간 위를 향하는 자세로 자고 있었던 것입니다. 잠자는 자세가 불편하면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자주 깨거나 뒤척이기 마련입니다. 이때부터 아이의 베개를 바꾸기로 결심했습니다.
2. 베개 높이를 낮췄더니 생긴 놀라운 변화
아이의 체형과 수면 자세를 고려해 베개를 다시 선택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유아용 베개의 적정 높이를 찾아보니, 머리에서 목까지를 부드럽게 받쳐주되 어깨와 평행을 이루도록 낮은 높이가 권장된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 푹신하지 않고 눌렀을 때 살짝 탄성이 있는 재질이 좋다고도 하더군요. 새로 준비한 베개는 아이의 어깨 폭보다 약간 낮은 높이로 목과 머리를 자연스럽게 지지할 수 있는 형태였습니다. 바꾸고 첫날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아이가 한 번도 깨지 않고 아침까지 곤히 잤습니다. 아침에 일어난 아이의 표정도 달라졌습니다. 전에는 자고 일어나도 피곤해 보이거나 기분이 오락가락했는데 이 날은 눈이 반짝이고 몸이 한결 가벼워 보였습니다. 일주일 정도 지나자 밤에 울거나 깨는 일이 거의 사라졌고 잠든 후 몸을 뒤척이는 횟수도 줄어들었습니다. 아이가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도 규칙적이 되었고 낮에 피곤해하거나 짜증 내는 일이 줄어들었습니다. 단순히 자세가 불편했을 뿐이었는데 그것이 아이의 수면의 질을 이토록 크게 좌우할 줄은 몰랐습니다.
3. 아이의 수면 환경, 부모가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아이의 수면 문제는 단순히 하루 이틀 잠을 잘 못 자는 수준의 문제가 아닙니다. 성장기 아이에게 잠은 면역력, 감정 조절, 뇌 발달 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건강을 챙기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가 잠을 잘 못 자면 원인을 찾기 위해 음식이나 수면 습관, 수면 시간 등에 먼저 집중합니다. 물론 이런 요소들도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정작 간과하기 쉬운 물리적 수면 환경은 쉽게 바꿀 수 있으면서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아이의 매트리스가 너무 딱딱하거나, 이불이 너무 무겁거나 베개 높이가 잘 맞지 않을 경우 아이는 무의식적으로 불편함을 느낍니다. 아직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어린아이라면 불편함을 뒤척이거나 잠을 깨는 행동으로 나타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베개를 바꾼 후 아이의 수면의 질이 바뀌었다는 후기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저희 아이의 경우처럼 단지 베개 높이 하나 바꿨을 뿐인데 수면이 안정되었고 덩달아 부모인 저도 밤에 덜 깨게 되어 온 가족이 편안한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작은 변화가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몸소 체험하고 나니 이제는 아이의 이불 높이, 온도, 습도, 조도까지도 더 세심히 살피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잘 자지 못한다면 꼭 심각한 건강 문제 때문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아주 작고 단순한 이유 예를 들어 베개 높이 같은 문제도 충분히 아이의 잠을 방해할 수 있다는 걸 경험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혹시 지금 아이가 밤에 자주 깨거나 아침마다 피곤해 보인다면 오늘 저녁 잠든 모습을 한번 살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아이의 목이 꺾여 있지는 않은지 얼굴이 너무 들려 있지는 않은지 조용히 확인해보세요. 부모가 할 수 있는 작은 관심과 점검이 아이의 깊은 잠을 지켜줄 수 있습니다. 저처럼 뒤늦게 알게 되기 전에 더 많은 분들이 수면 환경의 중요성을 미리 체크해보시길 바랍니다. 우리 아이의 건강한 하루는 잘 자는 밤에서 시작되니까요.